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매장 안에서 홀케이크 못 먹게 하는 카페 사장님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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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가 애정하는 개인카페가 있어요.

제가 그 카페에서 좀 멀리 살아서 자주는 못 가지만, 그 지역에 머무르게 될 때면 일주일에 두 세번 들려서 커피와 케이크를 먹고 갑니다.

카페에 그렇게 이따끔씩 들린지 3년이 되었고, 카페 사장님과 저는 개인 인스타그램 맞팔까지 하며 종종 소식도 전하기도 했어요. 저는 그래서 저를 단골로서 친근하게 대해주신다고 생각했고, 그 카페 케이크가 워낙 맛있기 때문에 주변 친구들에게도 널리널리 전파하기도 했었죠.

그러던 얼마 전 일입니다.
아주 먼 곳에서 친구들이 놀러와서 함께 그 카페의 케이크를 먹으러 가기로 했습니다.

케이크 종류가 날마다 달라지는데, 당일 메뉴가 매일 아침에 올라와요. 그래서 친구들이 특히 먹고싶어하는 케이크 종류가 그 날 나올지 확실하지가 않아 일주일 전에 특정 케이크를 홀 사이즈로 주문해두었습니다. (미리 물어봐도 며칠 전에 결정되기 때문에 확답을 못 준다고 하시더라구요.)

디엠으로 주문을 드리면서, 친구들이 놀러오기 때문에 홀케이크를 시키는건데, 혹시 그 케이크를 매장 내에서 잘라먹고 가도 되냐고 여쭈었습니다. 사장님 답변이, 그 케이크는 자르기가 매우 까다로워서 매장에서 잘라먹으면 모양이 무너져 잘 드시기 어려우실거라고 하시더라구요.

그래서 아, 손님이 애써 주문한 케이크인데 모양이 망가지면 속상해할까봐 그러신가보다 싶어서, 모양이 무너져도 괜찮은데, 매장에서 혹시 접시와 포크를 주실 수 있는지를 여쭙고 싶다고하니, 그건 괜찮은데 정말 케이크를 잘 예쁘게 먹기 어렵다고 재차 당부하셨습니다.

그리고 당일, 카페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일단 1인 1음료를 하자고 친구들과 얘기를 하고 (총 네 명이었습니다), 각자 커피와 음료를 시키고 케이크를 받아 자리에 앉았습니다.
그리고 제가 사장님께 따로 가서 지난 번에 말씀드렸듯이 여기서 잘라먹고 가려는데, 식기를 받을 수 있을까요? 하고 여쭈니,

사장님: 아… 이해를 못하셨나봐요. 카페 내에서 드시고 가기 어려운 케이크입니다.

쓴이: 아뇨.. 망가지는 건 정말 괜찮아요! 최대한 열심히 잘라서 먹고 갈게요ㅎㅎ

사장님: 아니.. 그 얘기가 아니라… 매장 내에서 드시는 용으로 잘라진 케이크는 온도를 정확히 맞춰서 제가 어렵게 잘라 내어드립니다. 홀케이크는 온도가 맞춰져있지 않기 때문에 매장 내에서 잘라 먹기 어려우세요.

이 얘기를 세 번 반복한 거 같네요;;;
저는 정말 이해를 못해서… 세 번 반복하고 나니 아 ….. 매장 내에서 먹으려면 따로 시키라는 거구나…
참고로 해당 케이크 홀케이크는 46,000원이고, 조각케이크는 5900 입니다…

사장님 표정이 아주 안좋아지면서 한숨을 푹푹 쉬고…
저는 저대로 케이크 맛집이라고 친구들을 데리고 왔는데 민망하고…
친구들이 뒤에서 아 그럼 괜찮아요, 음료도 모두 테이크아웃으로 다시해주세요. 나갈게요.해서 저를 끌고 나왔네요…

그대로 그냥 공원에서 잘라서 먹는데, 모양 무너지기는 커녕 아주 예쁘게 잘 잘렸어요…
그 사장님은 도대체 뭘 원하셨던걸까요?
진짜 그냥 조각케이크를 시키라는 의미, 그 뿐이었을까요?
아니면 무리한 요구를 했던 제가 진상이었나요?

다른 분들 의견이 궁금합니다.
정말 좋은 인연이라고 생각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니 너무 마음이 불편하네요.

+++ 추가

케이크가 납품 / 냉동은 아닌 거 같아요.
카페가 오픈형인데 사장님이 항상 케이크를 만들고 계셔서 과정을 볼 수 있거든요.

매장이 작은 편이긴 합니다.
테이블이 5~6개 정도 있는데, 제가 갔던 날엔 저희 말고 한 팀 있었네요.
정말 자리 차지하고 오래 있는 게 싫으셨던거면… 뭐 할말이 없네요…

그리고 스벅이나 투썸 매장 내에서 홀케이크 많이들 먹지 않나요?
그래도 개인카페니까 저는 제 나름대로 미리 물어보고 양해를 구했다고 생각했어요.
생일 아니었고 초는 아예 있지도 않았습니다.ㅋㅋ

댓글에 많은 분들이 써주신 것처럼 디엠으로 문의 드렸을 때
홀케이크는 매장 내에서 먹고 갈 수 없다 라고 딱 잘라 말해주셨으면저도 앵무새같이 반복하진 않았을거예요…
애초에 디엠으로 괜찮으니 식기를 주실 수 있냐고 했을 때왜 된다고 하신건지…
외부 음식도 아니고 카페에서 만든 거 사서 거기서 먹겠다는데…

손님으로서 제가 시끄럽거나 별로였던 일이 있었다면,
대체 사적인 인스타는 왜 먼저 팔로우 걸고 서로 안부를 주고받았을까요; 저 혼자서만 내적친근감 느꼈나봅니다…

혹~~시 사장님 진짜 이 글 보시게 되면 제발 댓글 달아주세요.
정확히 뭐가 문제였는지 너무 궁금하네요.
그래도 댓글들 읽어보니 제가 이상했던 건 아닌 거 같네요.
같이 열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.